팜플렛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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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렛제작, 제일 얇은데 제일 고치게 됩니다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팜플렛 제작 건에 투입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는 걸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카달로그는 페이지가 많으니 당연히 오래 걸립니다. 브로셔도 구성이 복잡하고요. 그런데 팜플렛은? 한 장짜리인데, 왜 수정이 다섯 번씩 나오는 걸까 싶었습니다. 직접 프로젝트를 맡아보고 나서 알았습니다. 얇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정보 구조의 문제, 분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팜플렛 시안이 막히는 지점을 따라가면 대부분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텍스트가 너무 많다, 이미지가 어색하다, 폰트를 바꾸자. 이런 요청들. 그런데 그게 진짜 문제인 경우는 드뭅니다.
실제로는 앞 단계에서 이미 방향이 흔들린 상태입니다.
무엇을 먼저 보여줄지,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지, 이 팜플렛이 어느 자리에서 쓰일지. 이 세 가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디자인으로 넘어오면, 디자이너가 기획을 다시 잡는 구조로 흘러갑니다. (이 단계에서 수정이 많아지는 게 디자이너 잘못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꽤 있는데, 솔직히 그렇지 않습니다)
소개 문장, 서비스 항목, 연혁, 인증 마크, 실적 수치, 대표 문구. 이걸 한 장에 다 담으려는 요청이 들어오는 순간, 팜플렛이 아니라 압축된 카달로그가 됩니다. 중심 메시지가 없으면 읽는 사람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 봤는데 뭐가 핵심인지 모르는 인쇄물이 나오는 것입니다.
'깔끔하게 만들어 주세요'는 무슨 뜻인가?
팜플렛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이 "깔끔하게, 고급스럽게"입니다.
문제는 이 표현이 사람마다 다른 이미지를 가리킨다는 점입니다. 여백을 넉넉하게 쓰는 미니멀 구성을 떠올리는 분도 있고, 정보가 빠짐없이 정리된 빽빽한 레이아웃을 기대하는 분도 있습니다. "고급스럽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절제된 컬러 팔레트이고, 어떤 분에게는 박 가공이나 UV 코팅입니다.
기획 단계에서 참고 이미지 없이 방향을 잡으면 나중에 반드시 충돌이 생깁니다. 디자이너와 담당자가 서로 다른 그림을 보면서 같은 단어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퍼런스 이미지 3장이 브리핑 회의 한 시간보다 빠릅니다. 이거 한 번이라도 경험해보시면 바로 아십니다)
접지 방식과 읽히는 순서
팜플렛에서 접지 방식은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편집 구조의 문제입니다.
2단 구조는 앞면-뒷면으로 나눠 흐름을 만듭니다. 단순하지만 정보가 많으면 금방 빡빡해집니다. 3단 구조는 펼치는 순서 자체가 읽는 흐름이 되어서, 도입-본론-마무리 형태로 메시지를 단계적으로 전달할 때 유리합니다. 병풍형은 면이 늘어나는 만큼 담을 수 있는 양이 늘지만, 사용자가 반드시 전부 펼쳐보지는 않습니다.
전시 현장에서 배포하는 팜플렛은 대부분 앞면만 훑고 주머니나 가방에 들어갑니다. 이 현실을 감안하면 병풍형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공들인 4면이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채 행사 뒤처리 때 버려지는 걸 한두 번 목격하면, 접지 방식 선택을 다시 보게 됩니다)
접지 방식을 고를 때 기준은 하나입니다. 이 팜플렛이 어떤 순서로 읽혀야 하는가.
용지와 후가공, 순서가 있습니다
같은 디자인 파일을 어떤 종이에 올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아트지는 색감이 선명하게 나오지만 손에 잘 안 닿는 느낌이 있습니다. 스노우화이트지는 색감이 약간 눌리는 대신 무게감 있는 인상을 줍니다. 모조지는 인쇄 환경에 따라 색상 편차가 나올 수 있어서 컬러 중심 디자인에는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평량은 두꺼울수록 좋다는 공식이 없습니다. 우편 발송용이라면 무게가 발송 비용에 직결되고, 손에 들고 다니는 용도라면 180g 이상부터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후가공은 포인트가 명확할 때 쓰는 것입니다. 전면 코팅은 보호 목적이고, 부분UV는 강조할 요소가 레이아웃에서 이미 설계되어 있을 때 효과가 납니다. (후가공이 디자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거라는 기대는 대부분 빗나갑니다. 인쇄 들어가기 전에 그 기대는 내려놓으시는 게 낫습니다)
한 장의 인쇄물이 아닌, 브랜드 메시지의 압축본
팜플렛을 단순히 단가 낮은 홍보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카달로그보다 가볍고, 브로셔보다 저렴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실무에서 팜플렛이 가장 많이 쓰이는 접점이 어딘지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전시 현장, 상담 자리, 행사 입구, 제품과 함께 동봉되는 패키지. 여기서 처음으로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이 손에 쥐는 것이 팜플렛입니다. 첫인상이 거기서 결정됩니다.
메시지 구조, 타깃 설정, 사용 환경, 편집 기준이 정리된 팜플렛은 다음 제작 때도 데이터로 씁니다. 같은 판형으로 시즌 버전을 낼 수도 있고, 제품군별로 변형해서 운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제대로 만들어두면 마케팅 자산으로 쌓입니다.
기준 없이 만든 팜플렛은 행사 끝나고 창고에 쌓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 희명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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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팜플렛 제작, 디자인과 인쇄 기준이 흔들리면 바로 티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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