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렛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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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팜플렛 제작, 프로그램 확정됐다고 바로 디자인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 디자이너입니다.
연주회 팜플렛 작업을 꽤 오래 해왔는데, 거의 매번 같은 패턴으로 시작됩니다. "프로그램 나왔고 공연장 대관도 끝났으니까, 이제 디자인만 넣어주세요." 그 마음은 알겠는데요. 프로그램 확정됐다고 팜플렛 준비가 끝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팜플렛은 전단지가 아닙니다
연주회 팜플렛을 그냥 공연 정보 적힌 종이쪽지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현장에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관객이 로비에서 팜플렛 펴는 순간부터 공연 경험이 시작돼요. 곡 순서 훑어보고, 연주자 얼굴 확인하고, 곡 해설 읽으면서 기대감이 만들어지는 거죠. 공연 중에는 지금 몇 번째 곡인지 따라가는 용도로 쓰이고, 끝나고 나면 기념으로 가져가는 분들도 꽤 됩니다.
그러니까 팜플렛은 공연 전, 중, 후를 관통하는 매체입니다. 포스터처럼 한눈에 눈길 끌면 끝나는 게 아니라, 읽히고 넘겨지고 보관되는 물건이에요. 이 차이를 인식하고 시작하느냐 아니냐가 결과물을 꽤 많이 바꿉니다.
포스터 줄여서 팜플렛 만들면 안 되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안 됩니다.
포스터는 주목성이 전부예요. 멀리서 봐도 눈에 띄어야 하니까 글씨 크고, 이미지 강하고, 정보는 최소한으로 들어갑니다. 팜플렛은 정반대입니다. 손에 들고 읽는 물건이니까 가독성이 우선이고, 곡 순서, 악장 구분, 연주자 소개, 곡 해설까지 정보량 자체가 다릅니다. 같은 비주얼을 쓰더라도 정보 배치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해요.
포스터 시안 줄여서 표지로 쓰는 건 괜찮습니다. 근데 내지 구성까지 포스터 톤으로 가면 정보가 안 읽혀요. 멋있는데 불편한 팜플렛이 됩니다.
디자인 전에 안 잡혀 있으면 고생하는 것들
프로그램이 확정됐다고 하시는데, 진짜 확정된 건지 한번 되짚어보셔야 합니다. 곡 순서가 리허설 후에 바뀌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디자인 다 잡아놨는데 "3번이랑 4번 순서 바꿀게요" 하시면, 페이지 구성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곡명이나 작곡가 이름도 마찬가지예요. 외국어 표기 하나 잘못 들어가면 인쇄 나간 뒤에 발견돼서, 정정 스티커 붙이시는 경우도 봤습니다.
(Rachmaninoff를 Rachmaninov로 쓰느냐 이런 거, 사소해 보이는데 클래식 쪽에서는 꽤 민감한 부분입니다)
인터미션 있는지 없는지, 앙코르 예정인지 아닌지. 이런 것도 미리 정해주셔야 합니다. 관객 입장에서 팜플렛 보고 공연 흐름을 파악하는 건데, 여기 정보가 빠져 있으면 공연 중간에 "이게 끝인가?" 하고 박수 치시는 분이 나옵니다.
출연자 프로필, 다 똑같이 넣으시겠다고요?
협연자가 여러 명이면 프로필 분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모든 출연자를 동일 비중으로 소개하고 싶으신 마음은 이해하는데, 실제 공연에서 비중이 다르잖아요. 메인 연주자와 객원 연주자가 같은 분량이면 페이지 넘길 때 흐름이 어색해집니다.
사진도 문제가 됩니다. 출연자별로 각각 다른 시기에, 다른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해상도도 다르고 톤도 다르고 배경색도 제각각입니다. 이걸 한 페이지에 나란히 놓으면 통일감이 확 깨져요. 보정 범위를 어디까지 할 건지 미리 말씀해 주셔야 작업이 깔끔하게 진행됩니다.
후원사 로고, 이거 의외로 까다롭습니다
후원 기관이 여러 곳이면, 로고 배치 순서부터 크기 비율까지 신경 쓸 게 많습니다. "그냥 아래쪽에 쭉 넣어주세요" 하시는데, 막상 넣으면 "우리 로고가 왜 저기 있죠?" 하시는 후원사가 나옵니다. 협찬 계약서에 표기 조건이 명시돼 있는 경우도 있고, 공연장 자체 규정으로 특정 로고를 필수로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거 시안 나온 다음에 수정하려면 레이아웃이 흔들립니다. 처음부터 표기 기준을 정리해서 주시는 게 서로 편합니다.
일정, 공연 쪽이 특히 빡빡합니다
연주회 팜플렛은 납기가 공연 날짜에 묶여 있으니까 미룰 수가 없어요. 근데 프로그램 확정이 늦어지고, 출연자 프로필이 늦게 들어오고, 후원사 로고가 최종 확인이 안 되고. 이러면 디자인 작업 기간은 줄어드는데 인쇄 일정은 그대로입니다.
교정 한 번은 꼭 봐야 합니다. 곡명 오타, 악장 번호 오류, 연주자 이름 표기. 이런 거 인쇄 나간 다음에 발견하면 대처할 방법이 정정 스티커밖에 없어요. 교정 일정 하루이틀이라도 확보해 두시는 게, 나중에 훨씬 덜 고생합니다.
팜플렛도 마케팅 자산입니다
연주회 팜플렛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잘 만든 팜플렛은 다음 공연 기획할 때 레퍼런스가 됩니다. 편집 구조가 잡혀 있으면 프로그램만 바꿔서 다음 시즌에 재활용할 수도 있고요. 매번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보다 데이터를 정리해두고 개정하는 방식이 비용도 시간도 아낍니다.
곡명 표기 기준, 프로필 포맷, 로고 배치 규칙. 이런 걸 한번 정리해두면 그게 단체의 편집 가이드가 되는 거예요. 공연마다 새로 고민할 필요 없이, 정리된 틀 위에서 작업하면 퀄리티도 올라가고 속도도 빨라집니다.
팜플렛 제작 앞두고 계시면, 디자인 넣기 전에 이것만 확인해 보세요. 프로그램이 진짜 최종인지. 곡명이랑 작곡가 표기가 공식 기준이랑 맞는지. 출연자 사진 해상도가 인쇄 가능한 수준인지. 후원사 표기 순서가 정리돼 있는지. 인쇄 일정 역산해서 교정 볼 시간이 남아 있는지. 여기까지 잡혀 있으면 작업이 빠르고 결과물도 다릅니다.
연주회 팜플렛 제작, 고민 중이시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희명디자인 디자이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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