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렛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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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렛 제작, 왜 '접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작년 여름쯤이었을 겁니다. 한 고객사에서 급하게 전화가 왔어요. "팜플렛 5,000장 찍었는데 접는 선에 글자가 걸렸어요. 이거 다시 해야 하나요?" 네, 전량 폐기하고 다시 인쇄했습니다. 그것도 납기를 단 2일 남겨둔 시점에 말이죠.
이런 사고는 생각보다 빈번합니다. 명함이나 카탈로그보다 팜플렛에서 유독 재작업이 많이 나오죠. 현장에서 10년 넘게 일한 저희조차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라고 느끼는 프로젝트가 있을 정도니까요. "종이 한 장 접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가벼운 시작이 왜 최악의 결과로 끝나는지, 그 이유를 실무자의 시선으로 파헤쳐 드립니다.
팜플렛은 왜 간단해 보이는데 어려울까?
기술적으론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팜플렛이 접힌 상태, 펼친 상태, 뒤집은 상태까지 모두 다른 얼굴을 가진 '입체적 인쇄물'이라는 점입니다.
시선의 설계: 겉표지를 보고 펼치면 안쪽 메시지가 나오고, 다시 뒤집으면 또 다른 정보가 기다려야 합니다. 이 흐름이 끊기면 독자는 그냥 접어서 버립니다. 실무자 입장에선 예산도 같이 버리는 셈이죠.
물리적 한계: 디자이너가 모니터로만 작업하면 이 구조가 절대 안 보입니다. 실제로 종이를 접어보지 않으면 접지선에 글자가 걸리는지, 면 전환이 자연스러운지 알 수 없습니다.
"정보가 많아서 팜플렛으로 할게요"라는 함정
브로셔 제작비가 부담되어 팜플렛으로 타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브로셔 분량을 팜플렛 6면에 우겨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글자는 작아지고 여백은 사라집니다.
실제로 한 면에 텍스트가 20줄 넘게 빼곡히 들어간 시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거 읽을 사람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고객사도 결국 고개를 끄덕이셨죠. 팜플렛은 절제가 생명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3초 안에 이해 못 하면 실패한 것입니다
거리에서 받은 팜플렛을 떠올려 보세요. 대부분 3초 안에 버릴지 말지 결정합니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뻐도 메시지가 첫인상에서 박히지 않으면 다음 페이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3초 안에 무엇을 말하는지 아는가?
펼쳤을 때 시선이 자연스럽게 핵심으로 가는가?
다음 행동(전화, QR)이 명확한가?
화면에선 절대 안 잡히는 인쇄의 '실체'
모니터에선 완벽해도 실물을 받으면 당황하는 이유, 바로 '인쇄 물리'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50g 이상의 도톰한 종이를 쓸 때는 반드시 '오시(접는 선을 미리 눌러주는 작업)'를 넣어야 종이가 터지지 않습니다. 특히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면은 가로 길이를 2~3mm 정도 미세하게 작게 설계해야 인쇄물이 울지 않고 깔끔하게 닫힙니다. 이런 디테일이 명품과 불량품을 가르는 한 끗 차이입니다.
색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조지는 잉크를 흡수해 색이 차분해지므로, 선명한 비주얼이 중요한 업종이라면 아트 계열 종이를 선택하는 식의 맞춤형 제안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팜플렛 발주 전 최종 체크리스트
목적의 명확성: 누구에게 무엇을 하게 만들 것인가?
실물 더미 작업: 직접 종이를 잘라 접어보며 면 전환 흐름을 확인했는가?
여백 확보: 텍스트와 접지선 사이에 최소 3~5mm의 안전 거리를 두었는가?
재질 확인: 스노우지와 모조지 중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종이를 골랐는가?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지가 명확하면 디자인과 인쇄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디자인보다 기획이 먼저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 희명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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